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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으로 ‘교수형놀이’…특수학교 사회복무요원, 장애인 학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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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2-27 16:10 조회1,1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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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광주 은혜학교 조사 중
클립아트 코리아. 

광주의 한 장애인 교육시설에서 사회복무요원이 장애인 학생을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광주북부경찰서,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 지체장애인 교육시설 은혜학교의 20대 사회복무요원 ㄱ씨가 뇌병변 1급 장애 학생 ㄴ(22)씨를 폭행했다는 고발장이 21일 경찰에 접수됐다.

고발인인 ㄴ씨 부모는 ㄱ씨가 9월부터 상습적으로 교실 등에서 아들을 때리거나 괴롭혀 아들 몸 곳곳에 상처와 멍이 생겼지만, 학교 쪽이 소극적으로 대처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ㄴ씨 부모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맞아도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한 내 아들아. 엄마가 미안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ㄱ씨는 교육을 빙자해 9월부터 아들에게 딱밤을 때렸고 10월부터는 주먹으로 명치를 치거나 수건으로 채찍질하듯 얼굴을 때렸다. 수건으로 아들의 목을 감아올리는 ‘교수형 놀이’를 하기도 했다”며 “평소 두 다리로 균형을 잡고 서 있기도 힘든 아들은 반항도, 소리도 지르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ㄱ씨가 아들을 폭행한 후 다른 복무요원들에게 ‘오늘도 ㄴ씨를 쥐어패고 왔다. 맞아야 말을 듣는다. 몇 대 쥐어패니 ㄴ씨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곳은 선생님들도 안 오니 안심하고 때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은 26일 낮 12시 기준 7400여명이 동의했다.

은혜학교는 문제가 불거지자 현재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 조치한 뒤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주장애인부모연대는 27일 오전 은혜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벌을 촉구하는 한편, 특수학교 폐회로텔레비전(CCTV)설치 의무화, 사회복무요원 지도 강화, 특수교육 보조인력 확충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배영준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학교 쪽은 정규수업시간에 수업 진행 권한이 없는 사회복무요원에게 특수교사의 감독과 지도 없이 장애 학생을 교육하도록 지시했다. 이런 지시를 왜 했는지, 언제부터 피해가 시작됐는지, 어떻게 대처했는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차철환 광주북부경찰서 형사과장은 “현재 고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 입장에 서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은혜학교 쪽의 입장을 듣고자 교장 등과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