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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인의 험난한 장애등록…사회도 복지도 내겐 넘사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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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1-21 16:02 조회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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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한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냐는 능력이나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가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지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1별관 306호를 김진영 변호사의 목소리가 채웠다. 김 변호사는 전맹 시각장애 변호사이자, 경계선 지능인 ㄱ씨가 서울 동작구청을 상대로 하고 있는 장애인 등록거부 관련 소송의 대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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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인 ㄱ씨는 ‘경계성 지능인’이다. 학교에 다닐 때는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게 어려웠다. 군대를 가서는 지시를 잘 따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언을 듣고 구타 등 괴롭힘을 당하기 일쑤였다. 제대 이후에는 국가시험 등을 준비해봤지만 낙방의 연속이었다. 마트 직원 등 단기 일자리를 구해봐도 ㄱ씨에게는 한 달을 채우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손이 느리다”, “이게 어렵냐”, “말도 못 알아듣는다“ 평생 이런 말을 들으며 인간관계·학습능력의 어려움을 ㄱ씨는 본인 탓으로 돌렸었다. 그렇게 30대 중반이 돼서야 ㄱ씨는 임상심리평가를 받게 됐다. 웩슬러 성인 지능검사상 전체 지능지수(IQ)는 72점, ㄱ씨는 본인이 경계선 지능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평생을 비장애인으로 알고, 그렇게 교육을 받고 살았습니다. 저도 장애 신청하기가 싫었습니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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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3차 변론기일에는 김 변호사가 직접 변론에 나서 소송이 가지는 공익적 의미를 짚었다. 김 변호사는 “ㄱ씨의 직업능력평가 결과 역시 장애 등록이 필요하고 지원을 받아야만 안정적으로 직업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복잡한 지적 능력·특성에도 불구하고 지능지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여러 능력을 고려하지 못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자발적으로 장애를 선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원고가 자립해서 직업생활을 영위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환대의 문을 재판부가 열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1월에 열린다. ㄱ씨에게 사회생활은 항상 남들보다 한 단계 높은 벽을 두고 있었다. ㄱ씨가 바라는 것은 이제라도 사회가 제공하는 복지 제도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장애 등록을 하지 않아도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나 사회적 인프라가 있다면, 저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하는 이런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제도권에 들어가는 것, 제가 원하는 것은 그것 하나뿐입니다.”



출처 : 한겨레, 장현은 기자

뉴스 원문출처 : 경계선 지능인의 험난한 장애등록…사회도 복지도 내겐 넘사벽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