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구조 요청 듣고 이웃이 경찰에 신고
알몸 상태로 발견된 동생 "두 달간 감금·학대당해" 주장
전북경찰청, 20대 부부 긴급 체포 

지적장애인 동생을 창고에 가두고 학대한 혐의로 2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1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주덕진경찰서는 감금치상 혐의로 A(25·여)씨와 B(27)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지적장애 3급인 C(23)씨의 친누나인 A씨 부부는 C씨를 두 달여 동안 감금·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해 12월 31일 낮 12시쯤 A씨 집 근처를 지나가던 주민은 "살려달라"는 C씨의 구조 요청을 듣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조 당시 C씨는 얇은 가운만 입은 채 거의 알몸 상태였고, 온몸 곳곳에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C씨는 경찰에서 "누나 부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고에 가두고 뜨거운 다리미로 몸을 지지는 등 학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창고 난방도 제대로 안 돼 너무 추웠고, 밥도 굶기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부모와 함께 살다가 전북대병원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가 지난해 11월 퇴원한 뒤 A씨 부부 집에서 지내 왔다. A씨 부부는 경찰에서 "남동생이 대소변도 못 가리고, 기본적인 것도 하지 못해 집 안에 있도록 했을 뿐 학대한 적이 없다"며 "(화상) 상처는 남동생이 자해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한국일보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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