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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대표 ‘장애인편의제공 감사히 여겨라’…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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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0-29 15:36 조회1,0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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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은 26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유튜브 캡처. 농인 김 아무개 씨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사회적기업 ㅎ사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아래 희망법)은 26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ㅎ사가 농인 노동자를 차별하고 괴롭혔다고 규탄했다.

- 농인 노동자에게 ‘속기 제공 감사히 여겨라’… 문제제기하자 구화 사용 강요

수어를 제1언어로 쓰며 문자언어 사용도 겸하는 농인 김 씨는 지난 3월 2일, ㅎ사에 입사했다. ㅎ사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취약 계층을 전문가로 양성하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김 씨는 ‘온라인 콘텐츠 기획과 운영 및 영상 작업, 홈페이지 기획과 관리’라는 직무에 채용됐다.

ㅎ사는 총 14명의 근무자 중 ㄴ 대표 이외에 김 씨인 농인 노동자 1명, 지체장애인 노동자 3명 등의 장애인이 근무했다. 전체 직원 중 장애인 노동자가 3분의 1 정도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 씨가 출근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ㄴ 대표는 ‘(회의 내용을) 속기해 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장애인 노동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의무임에도 ㄴ 대표는 김 씨에게 ‘감사’를 표할 것을 강요했다.

고민 끝에 김 씨는 ‘농인 노동자에게 속기 혹은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것은 회사의 의무다. 그걸 감사히 여기라는 건 장애인을 차별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ㄴ 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무지함을 보이며 ‘편의제공은 권유사항이지 의무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에도 없는 내용이다’, ‘장애인 노동자가 비장애인만큼 성과를 못 내는데 왜 노력하지 않는가’, ‘왜 말을 배우지 않고 비장애인 노동자를 희생시키나’ 등의 차별 발언을 이어갔다.

심지어 ‘재차 문제제기하면 소통이 필요한 업무에는 농인 노동자를 배치하지 않고 혼자 일하게 할 것이다’, ‘장애인을 배려하는 회사를 칭찬해야지 이렇게 따지기만 한다면 장애인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를 뽑는 게 맞다’ 등 김 씨의 장애가 문제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김 씨는 대표의 장애인 차별 행위를 버티다 못해 지난 6월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3개월간의 짧은 근무 동안 일어난 대표의 괴롭힘에 대해 김 씨는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제기하기로 결심하고 공익 변호사 단체, 장애인운동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두나 희망법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차별당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특히 회사, 즉 사용자(고용인)는 고용관계에서 장애인 노동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편의제공을 거부하는 행위는 차별이며, 장애인 노동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부여한다. 장애인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 행동도 금지한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ㅎ사의 ㄴ 대표는 현행법이 의무로 규정하는 사항을 위반하고, 부적절한 편의제공을 감사히 여기라며 생색을 냈다. 문제제기할 경우 장애인을 고용할 수 없다면서 질책하고, 권리만 누리려 하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몰아세웠다”며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제기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발언문을 통해 “ㅎ사는 나를 채용할 때만 해도 ‘지금까지 많은 취약계층을 고용했기 때문에 입사 후 원활히 지원해 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ㄴ 대표는 정당한 편의제공을 ‘선의’라 이야기하며 회의 내용을 속기하는 직원에게 감사함을 표할 것을 강요했다. 진정한 사과를 기대하며 ㄴ 대표에게 문제제기했으나 오히려 더 큰 차별발언이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ㄴ 대표는 내가 문제제기 한 후 며칠 뒤 진행된 회의에서 저와의 대화를 언급하며 내게 구화로 당시 상황을 설명해 보라고 했다. 이후로도 회의 때 의견을 제시하려면 구화로 하라고 종용했다. 장애인 차별 상황이 악화하는 걸 보며 좌절감과 불안감을 느꼈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연 장추련 사무국장은 “ㅎ사처럼 장애인을 광고판같이 회사 앞에 세워 놓고 뒤로는 차별하는 기업이 우리 사회에 더는 존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김 씨와 함께 진정서를 제출한다. 김 씨의 용기가 의미 있도록 인권위의 강력한 시정 권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뉴스원문보기 (출처 :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