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교통 목소리 낸 단체 "아직도 이동하는게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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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4-06 09:59 조회1,638회본문
장애인 교통 목소리 낸 단체 "아직도 이동하는게 어렵습니다"
지하철을 먼저 볼게요. 지하철 사업자는 수도권을 포함해 모두 10곳이고, 서울시에 총 277개의 지하철역이 있습니다. 이중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안 갖춰진 지하철역이 약 20개 정도 돼요. 엘리베이터만 있으면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정도의 장애를 가진 장애인마저 접근할 수 없는 환경인 거죠.
버스는 어떨까요? 서울에서 운행되는 버스 중 휠체어가 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저상버스는 47.3%에 불과합니다. 장애인이 불편 없이 이동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입니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는 운행 중인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에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애인은 버스를 잘 안 타고, 자연히 저상버스 이용률도 떨어지죠. 심지어 장애인이 정거장에 있는데도 기사 분들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아요. ‘장애인이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건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시외버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장애인이 휠체어를 밀고 탈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된 버스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2014년 4월 서울 고속터미널역 앞에서 장애인들이 '명절에 버스를 타고 고향에 갈 수 있게 해달라'며 시외버스 장애인 램프(경사로) 설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한 적도 있죠. 이때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KTX와 SRT에는 장애인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탑승하려면 반드시 열차 출발 15분 전에 도착해야 해요. 탑승을 위한 리프트를 열차에 설치하는 데 15분이 걸리기 때문이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겪은 일화인데요. 출발 13분 전에 역에 도착했다 승차를 거부당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15분 전에 와야 하는데, 그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고요. 언쟁 끝에 결국 열차를 타긴 했는데, “장애인 탑승으로 출발이 늦어졌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고 하네요.
장애인을 위한 콜택시 서비스도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 중인데요, 호출 후 평균 58분 정도를 기다려야 탈 수 있습니다. 탄다고 끝이 아닙니다. 서울 안에서만 이용이 가능하거든요. 서울을 벗어날 때는 못 탑니다. 이용 요금은 일반 택시 요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긴 한데요,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장애인을 위한 진정한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라고 보기는 어렵죠.
뉴스 원문 보기 (출처 :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74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