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뉴스] 장애인엔 여전한 '소쿠리 투표'... 점자 공보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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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5-31 15:05 조회893회본문
[앵커]
선거 공보물을 못 보는데, 점자도 없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참고해서 투표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1층이 아닌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투표소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 장애인들이 귀한 한 표를 행사하려다 너무나 높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빨리 개선해야겠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투표소입니다.
투표를 하려면 이렇게 계단을 이용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 건물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장애인들은 밖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따로 투표를 하게 됩니다.
바람이 세게 부니 기표소 가림막이 들썩여 안이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배재현/뇌병변 장애인 : 이렇게 생 바깥에다 임시기표소를 하는 데는 처음 봤어요.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장애인들이 이곳에서 기표를 하면, 투표 사무원이 용지가 든 운반함을 들고 가 대신 투표함에 넣어줍니다.
지난 대선 논란이 됐던 '소쿠리 투표' 방식과 비슷합니다.
[배재현/뇌병변 장애인 : 일꾼을 뽑는 거예요. 자기 일꾼을 뽑는 거. 정말 화가 납니다, 이건.]
이번 지방선거에서 1층이 아닌데 승강기까지 없는 곳은 전국 사전투표소 224곳, 본투표소 178곳입니다.
[이형숙/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 : 확진자들이 투표함에 직접 못 넣으니까 문제 제기했잖아요? 장애인이 문제 제기하면 어쩔 수 없다고 하고. 비장애인이 문제 제기하면 바로 사과하고.]
시각장애인 곽남희 씨는 지난주 점자가 한 자도 없는 선거 공보물을 받았습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이게 누구 후보예요? (서울교육감.) (점자가) 없어요. 맨질맨질합니다.]
교육감 후보는 점자 공보물 발송이 의무인데, 해당 후보는 이렇게 해명합니다.
[A후보/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 QR코드로 하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거든요? 저희는 (선관위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
종이 한 켠에 글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보이스 아이'를 넣었단 건데, 시각장애인은 그게 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지자체장과 달리 법적 의무가 없는 지방의원들은 더 심각합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지방의원 후보의 점자 공보물 제작 비율은 4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고요. 대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개선이 될지…]
지난해부턴 음성으로 변환해 들을 수 있는 문서 파일을 usb에 담아 보내는 방식도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usb 공보물을 보내지 않는 후보가 여전히 많고, 점자로 후보 이름을 표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장애인과 똑같은 정보를 받고 스스로 투표함에 표를 넣고 싶다는 장애인들의 요구는 아직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뉴스원문보기(출처) :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60774